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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애이야기

제목
비통한 남자 2
작성자
미장신
조회
57
작성일
2023-09-01


『비통한 남자』 제임스 앙소르(The Man of Sorrows by James Ensor)

 

비통한 남자’는 1891년 벨기에 화가 앙소르의 유화 그림이다.

붉은빛 배경에 일그러진 얼굴은 슬픔과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 배경 소품으로 나온다.

영화의 주인공 오대수(최민식 분)가 사설 감옥에 갇혀 있던 방에 결려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몇 차례 되풀이 되는 구절이 있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

엘라 윌콕스의 시 <고독>의 첫 구절로, ‘비통한 남자’ 그림에 낙서가 되어 있다.

 

이유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혀 15년을 보내는 오대수.

풀어달라고 소리도 질러보고 난동도 부리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수감된 지 몇 년이 지나자 분노의 마음이 ‘비통한 남자’의 얼굴로 변한다.

반쯤 미쳐버린 오대수의 얼굴이 그림 속 남자와 닮아간다.

그리고 혼자만 울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슬픔과 고통으로 괴로워한다.

 

우리 병동에 ‘비통한 남자’의 얼굴을 빼닮은 환자가 있다.

간병사를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 주는 K가 바로 그다.

K는 배식 카트가 들어오면 걸음걸이가 경쾌하고 잽싸다.

밥그릇과 찬그릇 뚜껑들이 그의 날랜 손놀림에 나뒹군다.

그 덕분에 금세 병실 안은 조용해지고 저마다 식사를 한다.

달그락달그락, 숟가락 달까닥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얼굴이 비통한 남자를 닮았어도 情을 베풀 줄 아는 K가 엄청 좋다.

그도 과거 어느 때, 그런 슬픔과 고통을 느꼈을 법한데도 그러는 걸 보면.

 

<고독>의 첫 구절 시구(時句)는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이다.

우리 환자들의 모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건강했을 땐 주변에 사람도 많고 친구도 많았을 것이다.

아프고 나서 하나 둘 떠나고 함께 슬퍼해주는 이가 없는 것 같다.

 

특히 병실의 무연고 환자 주변에는 사기꾼과 하이에나 울음소리만 들린다.

비통한 남자’는 이런 환자의 슬픔과 고통을 그림으로 그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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